[Faith_#5] 교회, 예배, 그리고 주일성수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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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ID-19 사태를 조명하는 수많은 언론기사 들 중 ‘전례없는’ (unprecedented) 이란 단어가 유독 눈에 들어온다. 말 그대로 전례없는 일들이 세계 곳곳에서,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음을 본다.

교회에서는 주일과 주중 공예배와 모든 제반 모임들이 중단 되었다. 이미 인프라가 갖춰진 교회들은 주일에 온라인 예배를 통해 모임을 진행할수 있었으나 사정이 어려운 소규모 교회들은 무리하게 예배를 강행했다가 발병자가 생기는 바람에 심한 곤혹을 치루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신앙의 선배들이 목숨을 바쳐가며 지켜낸 주일성수 이기에 – 주일에 오프라인에서 예배를 드리지 못함에 반발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먼저, 나는 작금의 상황에서 교회가 오프라인 예배를 중단함을 통해 코로나 바이러스의 전파력을 억제하는데에 일조하는 – 교회의 사회적인 책임 – 을 다하는데 힘쓰는것이 옳은것이라고 생각한다.

교회 내에서도 교회 본당에서 예배를 들이는 것이 진정한 주일성수 라는 주장과 교회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에 대해 무엇이 옳은지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한편, 이를 통해 평소에는 무심코 지나쳤던 주제들에 대해 심도있는 질문들이 던져지고 있다.

예배는 반드시 일요일날 예배당에서 모여 드려야 하는 것일까?
예배당에서 예배드리지 않으면 하나님께서는 예배를 받지 않으시는걸까?
교회가 이러한 종교적 형식을 지켜내기 위해 사회적인 책임을 도외시 하는게 맞는걸까?
그렇다면 교회가 지금 상황에서 무리하게 예배를 강행한다면 하나님이 기뻐하실까? 이렇게 드리는 예배는 누구를 위한 예배일까? 오프라인 공예배가 꼭 필요할까? 교회란 무엇일까? 예배란 무엇일까? 지금 하나님께서 교회에 원하시는 모습은 무엇일까?

나 역시 평소에도 궁금했던 (여러 모양으로 답을 찾아내려 했던) 주제들이다. 때문에 COVID-19 사태 후 관련 설교문들과 기고문들을 여럿 접하며 나름 정리했던 내용들을 (두서없이) 끄적여본다.

예배당에 오지 않는다고 해서, 예배를 드리지 못했다는 것은 신앙적으로 성숙한 생각과 믿음이 아니다.

종교적인 형식과 관습을 통해서만 개인의 신앙을 확인할수 있다는 주장은 역사적으로, 신학적으로 항상 실패했을 뿐더러 바리새인들 같이 (율법은 지켰으나 영적인 소경이었던) 예수님을 정죄하고 대적하는 무리들로 대변되어져 왔다.

지난 몇주간 온라인 예배 설교를 통해 이재훈 목사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주의 날 (주일) 은 단순히 함께 모여 공예배를 드리는 것보다 훨씬 더 넓고 큰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그저 예배당에 나왔다는 것만으로 주의 날을 지켰다고 생각하는 – 주의 날을 어느 특정 일에 고착화 시키는 – 것은 지양해야 한다. 교회는 단순히 함께 함을 통해, 어떠한 종교적 행위를 실천하는게 목적인 공동체들 중 하나가 아니며 특정한 종교적 행위를 추구하는 모임이나 건물이 아니라 – 바로 하나님을 예배하는 우리들 한 사람, 한 사람 – 인것이다. (내용 갈무리 : 2020/03/29 이재훈 목사님 설교 내용 중)

따라서 크리스천들은 매순간 부르신 삶의 자리에서 (하나님을 섬기고 사람들을 섬기는) 예배의 삶을 살아내야 한다. 바로 맡겨진 일에 충성하고, 연약한 자들을 섬기며, 거창한 목적과 일을 이루기 위해서가 아닌, 한 사람을 섬기고 살리며 세우는, 성숙한 인간 (예배자) 가 되는 것이 목표가 되는 삶을 말하는것이다.

이러한 삶의 예배를 살아내는 것이 – 종교적 형식과 절차를 지키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고 – 무엇보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진정으로 원하는 ‘예배’인 것이다. 정리한다면 예배와 예배자는 어떠한 형식의 종교적 행위를 실천하는 간헐적이고 단편적인 모임과 대상이 아니라 – 예수님이 열어주신 새로운 세상을 살아내는 삶과 통로 – 인 것이다.

정형화된 예배 절차 혹은 교회 건물이 필요없다는 것이 아니다. 만일 우리가 보편적으로 생각하는 ‘교회’가 없다면 사람들은 구원이 필요하다는 사실조차 알 수 없었을 것이며 ‘교회’가 가진 특수성 – 신앙의 공동체 – 가 연합하여 이뤄낼수 있는 공동의 선한 일들이 일어날수 없었을 것이다.

교회 공동체로서 정해진 날짜에 정해진 시간에 함께 모여 (한 몸으로) 예배를 드리는것은 중요하지만 이것이 신앙생활의 궁극적인 목적은 아니다. 절대적으로 지켜내야만 하는 규칙은 더더욱 아니다. 때문에, 삶의 자리에서 드리는 예배를 등한시한채 종교적인 절차와 정형화된 예배형식만을 무리하게 고집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피해를 입히는 것까지 감수하며) 것이 과연 누구를 위한것인지 생각해봄직하다.

COVID-19 사태를 통해 많은 크리스천들이 교회에 대해서, 예배에 대해서, 근본적인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긍정적인 점이다.

예수님께서도 경고하셨듯이 앞으로 더 많은 기근과 지진, 재난 등의 환난이 있을 것이며 COVID-19은 단순한 시작에 불과할수도 있다. 더 많은 사건과 사고들이 본질에 대해서 공격을 해올것이다.

이러한 말세의 마지막을 살아가는 우리 크리스천들이 항상 우리의 내면을 살피지 않는다면 – 숨쉬듯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어떠한 신앙 행위들의 본질과 그 행위를 실천하고자하는 우리 내면의 동기를 파악하지 않는다면 – 하나님의 기뻐하시고 선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할 수 없는 지경에 처하게 될 것이다.

COVID-19 사태 가운데서 여러 모양으로 고통받는 분들에게 치료와 회복이 있기를, 이 모든 어려움이 속히 끝나기를 진심을 다해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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